금이 화폐로 인정받는 이유 / 금과 달러와의 상관관계 / 은행 기원

부의 상징으로 통하는 금은 현재까지 통화로 사용되고 있을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폐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금이 화폐로 인정받는 이유

원소주기율표로 알아보는 금이 화폐가 된 이유

원소주기율표에 따른 지구상의 원소는 총 118종이며 화폐로 사용하기 위한 원소는 4개의 성질을 지니지 않아야 했습니다.

① 대기 중 증발할 수 있는 원소(비금속인 기체와 액체)

② 불에 타는 원소(알칼리 금속 및 토금속)

③ 중독되거나 방사능에 노출되는 원소(란타넘족 및 악티늄족 원소)

④ 너무 희귀해 구하기 어려운 원소(전이금속 및 합성원소)

 

위의 4가지 특성을 지니고 있는 원소를 제외하면 총 다섯 가지 원소가 남게 됩니다.

백금 / 팔라듐 / 로듐 / 은 / 금

이 중 팔라듐과 로듐은 최근에 발견된 원소로 당시에 원소의 존재를 알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하지 않았습니다. 백금은 녹는점이 너무 높아 주조가 힘들었고, 은은 시간이 지나면 변색이 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금이 화폐로 쓰기에 적격이어서 화폐의 기준이 되는 원소로 삼았습니다.

 

 

금이 화폐 후보였던 3가지 이유 ( 「돈의 역사」 저자 홍춘옥 박사)

① 금은 잘 늘어나는 물질이라는 점이다. 금을 두드리면 1/272,000인치의 얇기로 만들 수가 있고, 잡아 늘려 실처럼 가늘게 만들 수도 있다. 이러한 특성은 작게 조각내어 거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편했고, 다양한 장신구를 만드는 데도 사용되었다.

② 보존성이다. 화폐의 다른 후보였던 조개나 다른 물질들은 부서지거나 녹슬거나 하지만 금의 경우는 오랜 기간 보존하더라도 녹이 슬지 않는 데다 꽤 무른 편이기는 하지만 주석이나 구리 같은 다양한 금속과 합금하면 꽤 단단해져서 주화로 제조하기 쉬웠다.

③ 사용가치이다. 일본에서는 쌀이, 조선에서는 면포가 일종의 화폐 역할을 하였는데 이들이 중요하게 여겨진 것은 의식주로 큰 사용 가치를 지녔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유럽에서는 금의 사용 가치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에 화폐 후보가 되었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면포, 쌀 보다 운반하기도 편하지 않은가.

 

금괴

 

금과 달러와의 상관관계

손실위험이 적은 금과 달러는 대표적인 안전 자산입니다. 경제 위기 속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면 금을 사거나 달러를 보유하려고 하기 때문에 금과 달러의 시세는 같이 움직일 것 같지만 정반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국제 시장에서 금은 달러로만 거래하기 때문입니다. 달러 가치가 올라갈수록 1달러로 살 수 있는 금의 양이 많아지고 그 반대의 경우는 금의 양이 적어집니다. 즉, 1달러로 살 수 있는 금의 양이 많을수록 그만큼 금의 가치가 떨어진 것입니다. 미국 기준 금리가 계속 상승하는 시기에는 은행에 달러를 넣어두면 이자를 지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달러의 인기가 높아집니다.

 

금 거래 때문에 생긴 은행

16세기 영국에서는 금을 화폐로 사용했습니다. 무거워서 가지고 다니기 힘들었던 금괴를 세공업자에게 맡기면 금화로 만들었는데 이것을 금보관증과 교환하고 세공업자에게 보관료를 냈습니다. 사람들이 무거운 금을 대신해 금화까지도 보관증으로 거래를 하다 보니 세공업자들은 보관하고 있는 금을 한 번에 돌려줄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세공업자들은 보관된 금을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주고 만기가 되어 돌려받는 날에 이자를 받고 돌아오는 금은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었습니다. 이것이 대출의 시작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이 항의를 하자 세공업자들은 맡긴 금에 대한 이자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이자 개념이 생겼습니다.

 

보통 보관한 금의 10%를 찾으러 온다는 통계를 기준으로 세공업자들은 금의 10%만 남기고 사람들에게 금을 빌려주었는데 이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이 전부 금을 찾겠다고 보관증을 들고 세공업자들에게 몰려가게 되었는데 돌려줄 금이 없었던 세공업자는 파산했습니다. 이것이 돈을 찾겠다고 은행에 몰려가는 '뱅크런(bankrun)'의 개념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