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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맛과 향이 달라지는 커피 / 에스프레소 메이커 / 필터 커피

by 이디트 2023. 3. 6.

커피 맛을 잘 알지 못하는 일명 '커알못' 중 한 사람이지만 한 모금을 마셔도 내 입맛에 '맞다', '아니다'를 결정하고 다시 찾게 되는 것을 보면 커피는 묘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추출 조건에 따라 다양한 맛과 향을 내는 커피. 에스프레소 메이커와 필터를 사용하는 다양한 커피 추출 방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조건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는 커피

커피 생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맛과 향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커피의 맛을 내려면 생두에 열을 가하고 볶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를 로스팅이라고 합니다. 이 로스팅 과정을 통해 생두가 가진 성분을 조화롭게 끌어낼 수 있으며 볶는 정도에 따라 커피의 맛과 향이 다르게 표현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숙련된 기술과 경험을 필요로 합니다.

 

커피 생두를 볶는 정도의 차이를' 배전도'라고 하는데, 약하게 볶으면 신맛과 단맛이 강하고, 중간으로 볶으면 신맛과 단맛, 탄맛이 조화롭게, 강하게 볶으며 신맛과 단맛은 줄지만 쓴맛이 강해집니다. 이를 정리하면 신맛과 단맛은 약배전, 조화로운 신맛, 단맛, 쓴맛은 중배전, 쓴맛 강조는 강배전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커피 분쇄 정도와 추출 온도로도 커피의 맛을 좌우할 수 있는데 분쇄가 가늘수록 온도가 높을수록 성분 추출이 잘 됩니다. 같은 원두로 같은 레시피를 적용했을 때 분쇄도가 굵고 낮은 온도에서는 용출 수율이 낮고 신맛이 부각되지만, 반대의 경우 용출 수율이 높고 쓴맛이 부각됩니다. 이 때문에 적정한 양과 맛을 추출을 하기 위해 약배전 커피는 가는 분쇄도에 고온, 강배전 커피는 굵은 분쇄도에 저온, 중배전 커피는 약배전 커피와 강배전 커피의 중간쯤으로 맞춰 조절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커피는 추출 시간에 따라 맛이 다른데 먼저 과일향과 신맛이 용출되고 이후 단맛, 쓴맛, 바디감(묵직함) 순으로 용출이 됩니다.

 

커피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에스프레소 메이커나 필터를 사용할 수 있는데 커피를 추출하는 장비를 통틀어서 커피메이커, 커피머신, 커피 브루어라 부르고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메이커

에스프레소는 밀폐된 개스킷에 곱게 간 원두를 담고 고온, 고압으로 물을 가열하여 단숨에 흘려서 통과시켜 추출한 원액을 말합니다. 에스프레소의 어원은 압력을 가해(press) 짜낸다(ex-,es-)는 것에서 비롯되었는데 여기에 중의적인 의미로 빠르게(express, espress) 추출했다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에스프레소 메이커는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 위한 기계로 종류가 다양합니다.

 

머신으로-에스프레소를-추출하는-장면
에스프레소 추출

 

 

레버 에스프레소 메이커는 커피가루와 온수를 담고 레버를 당기는 압력을 이용해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방식인데 부족한 압력을 보충하기 위해 업소용은 스프링 장치를 탑재하기도 합니다. 에스프레소 추출 일관성이 떨어지고 사람이 오랫동안 붙어서 레버를 조작해야 하며 연속 추출이 어렵고 스팀기능이 없는 경우가 많아 우유를 이용한 커피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불편함이 가중되는 등 단점이 대부분인 기계입니다.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은 커피그라인더, 물통, 우유통, 보일러, 그룹헤드를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에 커피 원두만 넣으면 완전 자동으로 커피를 추출합니다. 장치가 탑재된 경우 스팀밀크나 카푸치노용 우유까지 자동으로 만들 수 있고 전문 지식 없이 사용이 가능하며 항상 일관된 맛을 유지하는 것이 장점이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맛을 낼 수 없고 기기 비용과 유지비용이 비싸며 청소가 까다로운 것은 단점입니다.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의미합니다. 보일러와 커피 추출 그룹헤드를 갖추고 있어 분쇄한 커피를 개스킷에 담아 그룹헤드에 연결하면 가열된 물이 이를 통과하며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방식입니다. 추출 압력이 높을수록 품질 좋은 에스프레소 추출이 가능하고, 가격대와 브랜드에 따른 성능 차이가 큰 기계입니다.

 

파드 커피 머신은 1잔 분량씩 커피 원두를 종이 재질 필터로 포장한 팩인 파드를 기구에 넣어 커피를 추출할 수 있어 상당히 편리합니다. 사용한 파드를 그대로 버릴 수 있어 자원 낭비나 환경오염 소지가 적고 기계가 없어도 뜨거운 물로 우려먹을 수 있고 무엇보다 캡슐커피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캡슐커피에 비해 밀폐성이 떨어지고 다양한 커피를 즐길 수 없다는 것은 단점입니다.

 

캡슐 커피 머신은 1잔 분량으로 분쇄하고 탬핑된 커피 원두를 밀봉한 커피 전용 캡슐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수 있게 만든 기계로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파드 커피를 사용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캡슐 커피 머신은 전용 캡슐 커피로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분쇄 후 산화의 문제를 부분적으로 해결하여 상온 보관을 가능하게 한 캡슐 커피로 균일한 맛을 낼 수 있고 전문 기술 없이도 에스프레소를 비교적 빠르게 추출할 수 있습니다. 전자동/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에 비해 기기 비용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캡슐의 가격이 파드 커피에 비해 비싸고 머신 간 캡슐 호환 문제, 캡슐 사용 후 처리 및 위생관리 문제 등은 단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모카포트는 주전자처럼 생긴 기구인데 가스레인지와 같은 열원 위에 올리면 보일러 안에서 끓는 물의 증기가 보일러 안의 물을 밀어 올려 분쇄한 원두를 통과하면서 에스프레소 같은 농축 커피를 추출할 수 있게 합니다. 에스프레소를 가성비 좋게 즐길 수 있고, 물의 양을 조절해 다양한 커피를 맛볼 수 있고, 매우 짧은 시간 안에 먹을 수 있고, 사용 후 물로 헹궈만 주면 되는 등 취급이 간편한 것이 장점이지만 물조절, 분쇄도, 열원, 부품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많은 기구로 좋은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려면 사용자의 경험과 실력 등이 필요한 것은 단점입니다.

 

 

필터 커피

분쇄한 커피 원두를 거름망을 장치한 깔때기에 담고 온수를 통과시켜 추출하는 커피를 의미합니다.

 

드립 커피는 푸어오버(pourover)라고 물을 한 번에 붓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여과 필터를 고정한 드리퍼에 분쇄한 커피 원두를 넣고 온수를 통과시켜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인데 플라스틱, 도자기, 구리, 스테인리스 등으로 만든 드리퍼(거름망과 원두를 고정)에 직접 온수를 부어 커피를 추출하는 핸드 드리퍼 방식과 전원을 이용해 온수로 데워진 물이 분쇄된 커피가 담긴 필터를 통과해 커피를 추출하는 드립 커피 메이커 방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콜드 부르 커피는 '브루 커피'는 찬물로 우려낸다는 의미로 찬물로 우려낸 커피를 뜻합니다. 찬물은 커피가 빠르게 우러나지 않아서 8시간~24시간 이상 제조 시간이 걸리지만 보관 기간이 길고 시간이 지날수록 풍미가 숙성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추출 시간이 길고 제조 및 보관 과정에서 가열 살균 과정이 없어 보관을 잘 못할 경우 세균 오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긴 시간 동안 추출해야 하는 콜드 부르는 일반 아메리카노보다 카페인 함량이 높습니다.

 

프렌치 프레스는 뜨거운 물과 커피 가루를 함께 담아 우려낸 뒤 프레스 기기를 이용해 커피 가루를 아래로 밀어내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간단한 구조와 원리로 기구나 브랜드와 상관없이 비슷한 맛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찻잎을 우려낼 수도 있고 빠르게 많은 양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기기 유지보수가 간편하고, 작고 가벼워 휴대가 용이합니다. 하지만 추출되는 카페인 양이 많고 오랫동안 커피 원두가 물에 닿아 있고 기기에서 유출되는 잡맛 등의 성분과 섞여 맛이 탁할 수 있으며 사용 후 커피 찌꺼기가 기기에 그대로 남거나 깔끔한 뒤처리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에어로프레스는 주사기 같이 생긴 기구에 분쇄한 커피 가루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저은 후 취향에 맞춰 압력을 가해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간단한 기계입니다. 하지만 고온, 고압이 필요한 에스프레소 추출에 있어 좋은 품질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며 커피 찌꺼기 처리나 기기 구조상 대량으로 만드는 것이 어렵고 손이 많이 가는 등의 단점이 있습니다. 단, 유지보수가 간편하고 저렴하다는 것과 작고 가벼워 휴대가 좋다는 점은 장점입니다.

 

사이폰은 '사이폰 커피'라고도 하며 호리병 모양의 유리기구를 사용하여 중기압과 진공흡입원리를 이용하여 커피를 추출하는데 청소가 번거롭고 알코올램프나 할로겐램프를 사용해 물을 끓이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는 방식입니다.

 

베트남 핀은 '핀'이라는 특유의 드립 기구로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잔 위에 핀을 올려놓고 핀 안에 분쇄한 원두를 넣고 물을 부으면 구멍 뚫린 철판 바닥의 작은 틈새로 커피 가루가 거의 아래로 내려가려는데 이렇게 추출된 커피는 좋지 않은 맛까지 함께 추출이 됩니다. 하지만 무척 진하여 원두량 가성비가 좋습니다. 베트남에서는 이렇게 추출된 커피에 연유를 섞어서 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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