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야기

법정스님 명언「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법정스님 소개 / 인연에 대해

by 이디트 2023. 2. 18.

사람들과 인연을 맺는 것이 인생에서 우선 과제 같았습니다. 남보다 많은 인연이 내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남보다 활기찬 인생을 살게 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한때 인연 맺기에 열심이었고 나 역시 남에게 그런 인연이 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서로 깊이 다른 인연은 오해와 사건의 원인이 되어 고통이 되는 것을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알게 되면서 모든 인연이 의미 있는 인연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인연 맺기에 연연하기보다 그 깊이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인연에 대한 법정스님 명언,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입니다.

 

웃고-있는-법정스님
법정스님

 

법정스님 명언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진정한 인연과 스쳐가는 인연은 구분해서 인연을 맺어야 한다. 진정한 인연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좋은 인연을 맺도록 노력하고 스쳐가는 인연이라면 무심코 지나쳐버려야 한다. 그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헤프게 인연을 맺어놓으면 쓸만한 인연을 만나지 못하는 대신에 어설픈 인연만 만나게 되어 그들에 의해 삶이 침해되는 고통을 받아야 한다.

인연을 맺음에 너무 헤퍼서는 안 된다. 옷깃을 한번 스친 사람들까지 인연을 맺으려고 하는 것은 불필요한 소모적인 일이다. 수많은 사람들과 접촉하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지만 인간적인 필요에 접촉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주위에 몇몇 사람들에 불과하고, 그들만이라도 진실한 인연을 맺어 놓으면 좋은 삶을 마련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진실은, 진실된 사람에게만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이 좋은 일로 결실을 맺는다. 아무에게나 진실을 투자하는 건 위험한 일이다. 그것은 상대방에게 내가 쥔 화투패를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것과 다름없는 어리석음이다. 우리는 인연을 맺음으로써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피해도 많이 당하는데 대부분의 피해는 진실 없는 사람에게 진실을 쏟아부은 대가로 받는 벌이다.

 

법정스님 소개

1932년 10월 9일 전라남도 해남에서 태어난 법정스님은 한국전쟁의 비극을 경험하며 삶과 죽음을 고뇌하게 되었고 1955년 통영 미래사에 입산해 이듬해 승려 효봉을 은사로 출가, 사미계를 받고 28세가 되던 1959년 통도사에서 비구계를 받았습니다. 이후, 쌍계사, 해인사, 송광사 등의 선원에서 수행한 뒤 서울 봉은사 다래헌에 살면서 운허와 함께 불교 경전 번역일을 하던 중 함석헌, 장준하 등과 함께 1971년 민주수호국민협의회를 결성하고 유신 철폐 개헌 서명 운동에 참여하는 등 당시 불교계 인사들 가운데 민주화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몇 안 되는 불교 승려가 되었습니다.

세상에 명성이 알려지자 1922년 다시 출가하는 마음으로 거처를 알리지 않고 강원도 문명 없는 곳으로 들어가 2010년 3월 11일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혼자 살았습니다. 이 시대의 정신적 스승 법정 스님의 산문집과 명상집으로 '서 있는 사람들', '물소리 바람소리', '산방한담', '홀로 사는 즐거움', '아름다운 마무리' 등이 있습니다. 특히 무소유는 사전적 개념을 넘어'무소유 정신'이라는 의미로 현대인의 마음속에 자리 잡았습니다.

 

인연에 대해

사람은 저마다 인연을 품고 있습니다. 인연 중에는 품지 말아야 할 악연도 있습니다. 악연은 때로 선연으로 둔갑해 주변이 모두 보는 것을 스스로 눈을 가리는 장님을 만들어 현실을 부정하며 순식간에 지옥으로 내몰리는 삶을 향해 달려가도 그 인연에 취해 살게 합니다.

다행인 것은 인연은 노력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인연도 있습니다. 부모와 자식 간 인연입니다. 선택조차 할 수 없고 죽어서도 끊을 수 없는 이 인연은 선연이든 악연이든 바꿀 수 없습니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자식은 부모를 닮으려 애쓰기도 하지만 닮지 않으려 애쓰며 부모와 다른 삶을 개척하기도 합니다. 자식이 닮고 싶은 부모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부모라 해서 자식이 부모와 인연을 끊을 수 없습니다. 반대로 떨쳐버리고 싶은 자식이라고 해서 부모가 자식과 인연을 끊을 수 없습니다.

살면서 거쳐온 수많은 인연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지만 부모는 자식에게 세상과 인연을 처음 맺어주고 자식 또한 부모가 이어주는 세상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되니 이것이 서로에게 벗어날 수 없는 굴레가 되어 세상 인연의 시작점으로 시작없이 중간도 끝도 없으니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인연으로 서로를 모질게 외면하지 못하고 함부로 끊지도 못하는 것이 부모와 자식 간 인연은 아닌지. 법정스님의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명언을 읽고 부모와 자식 간 인연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