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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수선화 특징과 꽃말 / 그리스 신화 속 수선화 / 나르시시즘

by 이디트 2023. 2. 26.

수선화의 '수선'은 물에 사는 선녀 혹은 신선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물가에 피는 신선이라는 의미를 지니기고 있기도 하지만, 사실 '수선'의 의미 중에는 자라는데 물을 많이 필요로 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이처럼 물과 아주 친숙한 꽃이기 때문에 물과 연관된 이야기가 생겨난 것 같습니다. 수선화 이야기입니다.

 

활짝-핀-하얀-색-수선화
수선화

 

수선화 특징과 꽃말

수선화의 속명은 나르키수스(Narcissus), 영문명은 Dafffodil, Narcissus입니다. 백합목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과 동북아시아이며 한국, 중국, 일본, 지중해 부근에서 자생하는 알뿌리 식물입니다. 수선화는 가을에 심는 구근으로 이른 봄에 개화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12월부터 3월 사이에 꽃이 핍니다. 제주도에서는 12월에 꽃이 피기 때문에 눈이 오는 추운 날씨에도 피어나는 꽃이라는 의미로 '설중화'라고 불립니다.

 

수선화의 생즙은 갈아서 부스럼을 치료하고, 꽃은 향유를 만들어 풍을 제거하고, 비늘줄기는 거담 및 백일해 등에 약용할 수 있고, 추출할 수 있는 갈란타민이라는 약물로는 치매를 저해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추정합니다. 하지만 뿌리와 잎에 독성이 있어 복용하면 복통, 두통, 심장계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고 과다복용을 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합니다.

 

수선화의 속명인 나르키수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르시스라는 청년의 이름에서 유래했습니다. 나르시스는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서 물속에 빠져 죽었는데 그 후 그 자리에 수선화가 피었다고 해서 수선화 꽃말은 자기애, 신비, 자존심, 고결, 외로움을 뜻합니다.

 

 

그리스 신화 속 수선화

나르시스는 강의 신 케피소스가 물결로 요정 리리오페를 감싼 후 태어난 아들입니다. 요정 리리오페는 유명한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로부터 아들이 자신의 모습을 보지 않으면 오래 산다는 예언을 듣게 됩니다. 세월이 흘러 아름다운 모습으로 성장한 나르시스는 어디에서든 빛이 났고 주변에 모여드는 인간과 요정들의 구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자존심이 너무 셌던 나르시스는 그들의 구애를 모두 귀찮게 여겨 거절했는데 이 중에는 숲의 요정 에코도 있었습니다.

 

바람을 피우고 있는 제우스를 찾는 헤라에게 제우스의 부탁으로 말을 걸어 이를 방해한 것을 들켜버린 에코는 남이 한 말의 뒷부분만 되풀이하도록 헤라에게 저주를 받았습니다. 나르시스를 사랑하던 에코는 어느 날 나르시스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 넌 누구냐? "

" 누구냐? "

" 누가 이곳에 있소? "

" 있소? "

 

자신의 사랑을 표현할 길이 없었던 에코는 나르시스에게 가슴 깊이 못 박히는 거절을 당합니다. 에코는 동굴로 숨어 야윈 몸으로 죽어가며 결국 돌이 되었습니다. 돌이 되어 목숨만 남은 에코는 더 깊은 숲 속에 숨어 남의 말을 따라 할 수밖에 없는 메아리가 되었습니다.

 

한 요정이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를 찾아가 오만한 나르시스가 사랑이 무엇인지, 사랑의 보답을 받지 못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렇게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저주를 받게 된 나르시스는 어느 날 목이 말라 연못을 찾습니다. 네메시스가 나르시스를 끌어들인 그 연못은 유리처럼 맑지만 새도 짐승도 찾지 않는 심지어 떨어진 낙엽조차 볼 수 없는 생명이 없는 연못이었습니다.

 

목을 축이고 고개를 들던 나르시스는 연못에 비친 아름다운 얼굴을 보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워 처음으로 가슴이 설레는 것을 느끼게 된 나르시스는 자기 자신과 한눈에 사랑에 빠졌습니다. 나르시스가 그를 향해 손을 흔들면 손을 흔들고 미소를 지으면 미소를 짓지만 만질 수 없었고 대화조차 나눌 수 없었습니다. 사랑을 받고 싶어 불러도 보고 잡아보려고도 했지만 손을 뻗으면 사라지는 그를 하염없이 쳐다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연못을 떠날 수 없었던 나르시스는 먹지도, 잠을 자지도 않은 채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그리워하다 죽음을 맞았습니다. 그가 숨을 거둔 자리에 한 송이 꽃이 피었습니다. 그 꽃을 나르시스 즉, 수선화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나르시시즘

나르시시즘은 그리스 신화에서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 죽음을 맞이하고 수선화가 된 나르시스의 이름을 따 독일의 정신과 의사 네케가 만든 말입니다. 이 말은 프로이트에 의해 널리 알려지게 되었는데 리비도가 자기 자신에게 향해진 상태, 자기 자신을 리비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을 뜻하는 정신분석학적 용어입니다. 나르시시즘은 '자기애'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프로이트(S. Freud)는 자기애를 인격적 장애의 하나로 보고 일차 자기애와 이차 자기애로 분류했습니다. 모든 리비도가 자기 자신에게 향해있는 상태를 일차 자기애라고 하고, 점차 성장하면서 리비도가 외부 대상에게 향하고 외부로 향했던 리비도가 상처를 받거나 좌절한 상태에서는 외부로 향했던 리비도가 대상으로부터 다시 자기 자신에게 향하게 되는 되는데 이 상태를 이차 자기애라고 하였습니다. 이차 자기애는 병적인 상태라 하여 병적인 나르시시즘이라고 하는데 타인과의 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프로이트는 유아가 성장하면서 리비도의 대상을 자신에게서 다른 대상으로 인식하기 시작하고 그에 따라 리비도는 점진적으로 외부 대상으로 옮겨 가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반면, 코헷(H. Kohut)은 프로이트와 다른 관점에서 자기애를 설명했습니다. 자기애는 일차 자기애와 같은 원초적인 상태도 아니고, 이차 자기애와 같은 병적인 상태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자기애는 성장과정에서 필수적인 것이며 평생 지속되는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아직 나와 남을 구별하지 못하는 유아기에는 공감적인 어머니와의 관계를 통해 그 돌봄을 '나와 남'의 행위로 인식하지 못하고 행복한 자기 상태를 유지하려는 욕망이 있는데 이것이 자기애라고 하였습니다. 코엣은 자기를 사랑하고 이상적인 좋은 대상과 관계를 나누고자 하는 욕망은 잘 발전시켜 나가야 할 건강한 욕망으로 자기애를 기본적인 자기애적 긴장이라고 보고 유아적 자기애 상태로부터 성숙한 자기애 상태로 발전시켜 가야 할 건강한 잠재력으로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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